2025년 5월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발코니에서 미국 출신 로버트 프리보스트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며 '레오 14세'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자,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 최초의 교황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교황이 된 '라틴 양키'…그는 누구인가?
레오 14세는 미국 일리노이주 출신으로, 사제 서품 후 페루 선교사로 파견되어 10년 넘게 현지 공동체와 함께한 경험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트루히요 지역에서 신학교 교사와 사목자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중시하는 목회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미국인인 동시에 라틴아메리카 정서에 깊이 뿌리내린 인물이라는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사한 행보로 평가받습니다.
바티칸은 왜 그를 선택했나?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의 80% 이상이 프란치스코 교황 시기 임명된 인사들로, 개혁 성향이 강한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프리보스트 추기경은 교황청 주교성성부 장관으로서 주교 임명 과정의 개혁을 이끌며 두각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그는 환경 보호, 여성의 교회 참여 확대, 이민자 인권 보호 등 이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와의 미묘한 긴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레오 14세의 선출을 축하했지만, 과거 반이민 정책과 관련해 신임 교황과 수차례 충돌한 이력이 있습니다. 레오 14세는 2015년부터 트럼프의 정책을 "예수님의 가르침과 어긋난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교황을 향해 'WOKE 마르크스주의자'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회 교리에서는 진보적이지만 동성 결혼 등 보수적 교리도 고수하는 인물입니다.

정치적 영향력과 미국 내 반응
미국 가톨릭 신자는 약 7000만 명으로 정치적 파급력이 상당합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59%의 가톨릭 지지를 받았으나, 유동적인 표심은 교황의 입장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레오 14세의 등장은 미국 내 가톨릭 교회가 지나치게 보수화되는 흐름에 대한 균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으로의 과제: 프란치스코 유산 계승과 교회 개혁
- 환경 보호 정책 강화 – 태양광, 전기차 등 친환경 바티칸 프로젝트 지속
- 여성의 교회 참여 확대 – 주교 임명 과정의 여성 참여 제도화
- 이민자 보호 및 인종 정의 – 교회의 사회적 역할 강화
교황직은 신앙의 지도자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정치와 윤리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리입니다. 레오 14세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